

말씀드린 것처럼 윈도우데브키트는 ARM 윈도우11을 기반으로 하는 미니 PC입니다.
개발의도는 개발자들이 ARM기반의 윈도우용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인지 스펙 자체를 보면 꽤 준수합니다.



일반적으로 개발자용으로 사용하려면 일반 PC에 비해 성능이 더 좋아야 합니다. 왜냐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 자체가 그리 간단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고, 오류를 찾아내서 수정을 해야 하는데 성능이 부족하면 제대로 개발을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펙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 제품이 과연 그 정도의 성능을 보여줄까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성능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하기에는 충분히 괜찮은 PC입니다. 그리고 성능에 비해 상당히 작고 가볍습니다. 무게가 960g니까 휴대하기에도 좋습니다.
작은 정사각형 케이스에 상단에 MS 윈도우 로고가 있어서 미니 PC의 대장이라고 할 수 있는 애플의 맥 미니를 떠올리는 디자인입니다.
가격은 599달러(85만원)니까 그다지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등 8개 국가에서만 구매 가능합니다.
그런데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하기에는 아직은 좀 애매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지원되는 프로그램이 아직 많이 없기 때문입니다.

개발자들이 사용하기에도 조금 애매하다고 생각하는데, 우선 스펙을 보자면 RAM 32GB는 개발자들에게 있어서는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게이밍 데스크탑도 RAM이 32GB인데 고사양 프로그램을 구동하면 데스크탑이 성질을 내거든요. 일반 유저인 제가 사용을 해도 좀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과연 32GB로 개발을 할 때 안정적인 구동 및 테스트가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저장 용량도 512GB인데 이것도 그다지 넉넉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MS에서조차 제대로 구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완벽하게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주얼 스튜디오, 넷 프레임 워크, 비주얼 C++ 런타임 등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그램을 ARM 윈도우11에 호환되도록 했거나 곧 내놓을 예정이라고 하는데, 진작에 완벽하게 지원을 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엔 화상회의 플랫폼 팀즈와 윈도우용 엑스박스 앱을 지원하기 시작했는데, 전체적으로 프로그램의 공개 속도가 상당히 더딘 느낌입니다.
미리 준비를 다 하고 출시를 한 게 아니라 일단 출시하고 천천히 준비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다지 좋은 결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래 전부터 ARM 기반 윈도우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난 2011년 CES에서 처음으로 ARM용 윈도우 개발 계획을 발표했고, 2012년 윈도우8을 출시하면서 윈도우RT를 선보인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러나 결국 실패했는데 이유는 ARM 기반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너무 적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실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완벽하게 지원되고 구동되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다는 것은 좀 실망스럽습니다.
물론 퀄컴과 협의를 하면서 ARM 기반 윈도우10을 출시했지만, 역시 실패했습니다. 프로그램의 호환성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실패를 바탕으로 또다시 도전을 한 것인데, 이번에도 그다지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 것은 아직도 제대로 지원되는 프로그램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문제가 계속 반복되는데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고 새로운 제품만 출시를 하는 건 무슨 의도일까요?

애플의 맥 미니를 따라하기로 결정했다면 디자인 뿐만이 아니라 애플의 정책을 전부 따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애플이 이미 모든 시스템과 환경을 준비한 상황에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것과 달리 MS는 이미 2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호환성이 좋아보이지 않는 미니 PC를 내놓았다는 것은 상당히 실망스럽습니다.
물론 나름의 생각이 있겠지만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섭니다.